[워크샵] 글쓰기로 응급처치



<워크샵 공지>

[글쓰기로 응급처치] 워크샵

*워크샵 신청 https://goo.gl/ZW6cp7

미투코리아너린넨에서는 “글쓰기로 응급처치” 로 워크샵을 합니다. 여성으로서의 나의 경험을 말해보고 글로 쓰면서 스스로 내면을 정리해 나갈 수 있는 시간입니다.

우리는 말하기가 두렵습니다. 우리를 두렵게 만드는것이 무엇일까요?

말하기를 어렵게 만들거나 심지어 불가능하게 만드는 내면의 억제, 자기의심, 억압, 혼란, 수치심, 말하면 행여 처벌이나 내가 속한 커뮤니티에서 쫓겨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기어이 말하고 나선 사람들을 침묵시키려는 세력들. 창피를 주든, 괴롭히든, 죽음을 낳는 폭력까지 포함하여 노골적으로 폭력을 휘두르든 해서. 이야기가 말해지고 화자가 직접적으로 침묵을 강요당하지 않은 경우라도 이야기와 화자의 신빙성을 깎아내리는 세력.

나를 방해하려는 것들이 이렇게 많은데, 어떤 의무감 때문에 공공에 말해야 할 필요는 없습니다. 오히려 신뢰를 쌓을 수 있는 작은 그룹 안에서 말대신 글로, 그리고 때로는 내 이야기가 아니라 남의 이야기인 것처럼 거리를 두어 볼 필요도 있습니다. 이는 다른 사람의 도움이 아닌 스스로가 할 수 있는 응급처치가 될 것입니다.

지난 겨울부터 한국에서는 여성들의 용기있는 말하기가 시작 되었습니다. 그 말하기를 먼발치에서 지켜보면서, 비슷하게 겪었던 내 과거의 일이 떠오르기도 하고, 여성으로 살면서 답답했던 여러 가지 경험들이 떠올랐습니다. 그리고 베일과 부르카를 써서 자기를 완전히 가리는 이슬람 여성들만 자신의 존재를 가린 채 살아가고 있는 줄로만 알았지만, 스스로 되돌아 본 나도 끊임없이 나를 ‘가리고, 삭제하고, 입 다물도록’ 학습해 왔다는 것을 발견하였습니다.

나의 몸을 긍정하지 못하고, 나 자신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지 못하고 남성중심의 사회에서 성공하고야 말겠다며 스스로를 남성화 시키고자 이를 악물었던 나를 떠올려보면 말입니다.

매 순간이 전쟁같았습니다. 특히 독일에 살면서 아시아 여성으로서 받는 불편한 시선들. 아시아 여성은 순종적이고 친절하다는 고정관념들은 이주민 여성으로서의 나를 더욱 더 지치게 만듭니다.

글쓰기 워크샵에서는 당장의 응급처치로 잃어버린 내 말들을 찾아나서기 시작합니다. 내가 무엇에 화가 났고, 무엇 때문에 분이 풀리지 않았는지, 왜 무슨 말을 할 때마다 눈물부터 났는지, 거울 속의 내가 왜 그렇게 꼴보기가 싫었는지, 무작정 적어볼 예정입니다. 신뢰하는 사람들과 모여 함께 글을 쓰고, 이야기나누고 다시 글을 고치는 과정을 통해서 나의 생각이 정리되고 나를 긍정하는 시간을 만들어 봅시다.

1. <글쓰기로 응급처치>를 이끄는 사람 소개: 이은서, 연극 연출가, 한국어 강사, 일반인/ 전문배우들과 함께 리서치를 통한 다큐멘터리 연극을 주로 하고 있고, 관련하여 글쓰기, 말하기, 연극 등의 다양한 방법론을 통한 워크샵을 진행하였습니다.

2. 일정: 9월 25일, 10월 2일, 16일, 23일 매주 화요일 오후 5시-7시(*10월 9일은 없습니다.)

3. 장소: Quitzowstr. 103 10551 Berlin (코리아페어반트)

4. 참가비: 총 20유로 (참가비는 준비물, 장소대관료, 간식비 등에 쓰일 예정입니다.)

5. 모집인원: 7명(최소 5명일때 시작합니다.)

6. 문의: 미투코리아너린넨 metoo.koreanerinnen@gmail.com

*신뢰관계를 바탕으로 하는 작은 그룹의 워크샵을 진행하는 것이 목표이므로 전 회차 참여 가능한 분을 우선 신청받습니다.

*준비물: 물, 편한 옷(매 워크샵마다 간단한 몸활동이 있습니다.), 노트북이나 공책/펜(자신이 글쓰기 편한 도구를 선택해서 가지고 오시면 됩니다.)

* 워크샵 내용
[1회차: 지금 나에게 가장 중요한 것]
-지금 나에게 가장 중요한 것, 어제 중요했던 것, 일주일 전, 한달 전, 1년 전, 10년 전에 가장 중요했던 것을 살펴보면서 “나의 화두”가 무엇인지 찾아나가 봅니다.
-거짓말 게임(1)
-글쓰기

[2회차: 내가 꽂힌 문장들, 내가 꽂힌 그림들(사진, 영상, 이미지 등)]
-다른 작가들의 책이나 작업 속에서 내가 매력을 느끼는 것을 탐닉하고 나누어보기
-거짓말 게임(2)
-글쓰기

[3회차: 나의 꿈 이야기]
-어젯밤 꿈과 앞으로의 꿈
-거짓말 게임(3)
-글쓰기

[4회차: 매듭짓기]
-지금까지 나눈 말과 글을 책으로 만듭니다.

<워크샵 참여 후기>
글쓰기 워크샵(9/25~10/23)에 참여했던 한 분의 짧은 후기를 나눕니다.

*
‘나의 발견’
그녀들의 용기 있는 고백에 죽어있던 나의 존재는 살아나기 시작했다. 깨어난 몸과 정신으로 글쓰기를 시작했다. 
5주 동안 거의 매일 글을 써 내려갔다. 
그리고 그 동안의 글을 모아 퇴고하고, 최소한으로 편집해, 내 손으로 직접 책을 만들었다. 6권을 제작해 함께한 분들과 나눠가졌다.
응급처치를 했으니, 이제는 정말 치료가 필요하다.

*
여유가 없어서, 무의식 중에 꺼내 놓기 싫어서, 이렇게 이야기 하면 남들이 욕할까봐, 한 번도 꺼내보지 않았던 이야기를 해보고 써봤던 시간이었습니다. 좋은 시간을 마련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목차
9/25 나의 숨, 딱 한 숨
9/26 한 번도 보지 못한 래미를 추모하며
9/27 긍정의 여왕 프리스카를 오해하며
9/28 단란했던 우리 가족
9/29 나는 너를 몰라
9/30 알버트
10/1 일상
10/2 결국 여자의 성은 없었다
10/3 독일인 이웃 가족
10/4 최종범 사건
10/5 가난한 청춘
10/7 경계에서
10/8 Oma Lotte
10/9 야리의 매력
10/10 꼰대는 본인이 꼰대인 줄 모른다
10/11 클라우디아 볼트 선생님
10/12 너에게
10/14 떨고 있던 작은 존재
10/15 평화를 빕니다
10/16 시작
10/17 마헬, 나는 그 날을 기억하고 있어
10/18 수연이 엄마
10/19 年花
10/21 눈높이 수학의 서러움
10/23 꿈
2015/4/14-15 Metoo